학술위원회 간사 강훈철
제13회 의학한림원 학술포럼 후기가 ‘의료용 대마의 이해과 관리’라는 주제로 9월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되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대마는 대마초로 대변되고 대마초는 흡인에 의한 정신적 효과로 마약으로 구분되어 엄격히 금지되어 왔다. 때문에 대마는 단지 관리의 대상이었을 뿐 의료계에서는 오히려 대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마의 성분으로 CBD 또는 THC로 구성된 칸나비노이드가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증가되고 있고, 드디어 국내에서도 특정 질환의 특정 증상에 제한적으로 사용이 허가되었다. 급기야 허용된 의료용 대마 이 외 다양한 성분 구성의 대마추출물을 보다 더 많은 질환과 증상에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 해줄 것을 언론이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요구되면서 의료계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의견 제시가 절실한 시점에서 의료계 석학 단체인 의학 한림원에서 처음으로 대마를 주제로 학술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
전체 좌장으로 한림원 학술위원장인 연세의대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가 진행을 하였으며, 중독 전문가로 참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천영훈 원장과 가톨릭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의 발제가 있었고, 식약처 마약정책과의 우영택 과장과 차혜진 박사가 UN과 국내 대마성분 의약품 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였으며, 한림원 학술간사인 연세의대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가 현재 허용되어 처방 중인 의료용 대마의 임상적 사용 경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언론인으로 SBS 남주현 기자와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 조근호 과장 그리고 공주 국립치료 감호소 조성남 원장의 지정 및 종합토론도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그동안 대마를 비롯하여 마약 및 다양한 중독성 약물에 대해 치료를 해오던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들은 의료용 대마를 계기로 국내에 대마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이 발표가 이어졌고, 식약처 관계자들은 현재까지의 관리가 적절하게 되어 온 만큼 앞으로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패널에서 지정토론자들 역시 대마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관심을 설명하면서도 역시 철저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실제 최근 의료용 대마를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 적용하고 효능과 부작용을 경험한 의료진으로서는 향후 난치성 질환에서의 의료용 대마의 효능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검증하여 조심스럽게 확대 관리해나가야 함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청중에서는 주로 대마사용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회원을 중심으로 의료계와 정부 측의 과도한 염려와 관리를 질타하는 주장을 하여 열띤 논쟁이 이어지기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대마 성분 중 CBD는 향정신성 작용이 없고 기타 부작용도 충분히 검증이 되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향정신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THC 성분은 함량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였고, 더불어 의료용 대마를 계기로 대마 전반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는 내용으로 포럼이 마무리 되었다. 특히 오락용 대마에 대해서는 의학적인 관점 뿐 아니라 그 사회의 통념과 상식도 고려해야 함이 강조 되었다.
이번 포럼은 의료계 석학 단체인 의학한림원에서 처음으로 대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으나, 아쉬운 대마에 대한 의료계의 의견이 중요한 시점에서 여전히 언론과 비 의료인들의 관심에 비해 오히려 의료인들의 관심이 적어서인지 참석자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마는 난치성 질환 치료의 훌륭한 생약 재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마의 다양한 성분 중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제형을 개발하고,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인 만큼 국민의 성숙된 자세와 더불어 의료계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