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of Korea
NO.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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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선택』 리스트 개발 성과와 계획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책개발위원장
안 형 식

1. 『현명한 선택』의 배경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OECD 국가들 중 의사 진료횟수도 가장 많은편이다. 한국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의료비 지출 규모 면에서는 적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 면에서는 매우 빠른편이다. 특히 만성질환의 증가 및 고령화 사회로의 가속화는 의료 비용의 증가를 야기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야한다. 따라서 위험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편익을 극대화하는 적정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현명한 선택」은 의사와 환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하여 불필요한 진단이나 검사, 치료 등을 배제함으로써 의료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캠페인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진단 및 치료가 환자에게 이익을 주기보다는 불안감과 부작용 등으로 인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하에, 「현명한 선택」은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기 위하여 의사와 환자가 의사 소통을 강조하고자하는 운동이며, 미국 내과의사재단(ABIM)으로부터 시작하여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 2020년 『현명한 선택』 리스트 개발 경험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현명한 선택」을 추진하기 위하여 세미나, 포럼 등 다양한 방식의 의료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2020년에는 “공급자 주도 가입자의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방안” 과제를 통하여 국내 「현명한 선택」을 도입하고 흉부외과, 내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진단의학과로 구성된 국내 5개 의학전문학회와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개발하였다.

5개 의학전문학회는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치료에 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권장 사항을 만들었다. 각 학회가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다섯 가지 항목의 의료 행위와 그 목적을 제시하였고, 지침, 근거, 전문가의 의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의 「현명한 선택」 리스트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현명한 선택」의 국내 확산 방안의 일부로써 한국 「현명한 선택」 홈페이지 개발 또한 진행되었으며, 이 홈페이지는 http://choosingwisely.co.kr/index.html에서 확인할 수 있고, 환자 측에서도 이러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한내과학회 대한비뇨의학회
  • 증상이 없는 담낭담석 환자에게 담낭절제술을 통상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 심장 관련 증상이 없으면서 저위험도 심장 이외 수술이 계획된 환자에게 관상동맥조영술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 D-이합체 (D-dimer)가 음성인 폐색전증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 흉부단층촬영 폐동맥조영술로 폐색전증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지 않는다.
  • 암성 통증 환자에게 진통제를 적절하게 사용해서 통증조절 치료를 시행한다.
  • 진행성 암환자 가족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호스피스 또는 완화의료를 권유한다.
  • 생애 말기환자에게 암 의심 증상이나 소견이 없다면 암검진은 권고하지 않는다.
  •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 HLA B27 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 무증상 세균뇨가 있는 노인에게 세균뇨 치료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 빈뇨, 절박뇨 또는 절박성 요실금 치료 목적으로 요실금 수술 (중부요도슬링)을 하지 않는다.
  • 빈뇨 또는 야간뇨 치료를 위해 경요도전립선절제술 (TURP)을 하지 않는다.
  • 무증상 40세 미만 남성에서 PSA 선별검사를 하지 않는다.
  •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로 큰 부작용 없이 성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반응을 하는 발기부전 환자에게 음경보형물 삽입술과 같은 침습적이고 고비용의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다.

표 1. 2020년도 내과학회와 비뇨의학회의 「현명한 선택」 리스트 예시

3. 2021년 내과 세부학회 『현명한 선택』 리스트 개발 계획

2021년부터는 이미 개발한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기반으로 9개의 내과 세부학회와 24개 의학전문학회를 대상으로 「현명한 선택」으로 본 캠페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하여 미국, 캐나다, 호주의 「현명한 선택」에서 권고한 목록을 발췌하고, 기존의 가이드라인과 체계적 문헌고찰 등을 참조하여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개발하고자 한다.

리스트에 대한 근거 조사는 선정된 「현명한 선택」 리스트의 내용에 대한 문헌 검색을 실시하고, 근거의 종합을 통해 리스트에 대한 근거를 검토하며 문헌 검색, 문헌에 대한 비판적 평가, 근거의 종합이 포함된다.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필요한 진단, 처치, 치료 등 의료이용 현황의 분석하고자하고, 상병코드, 검사코드 등을 통하여 분석지표를 설정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적합한지를 보기 위하여 학회를 대상으로 회원 설문조사를 할 예정인데, 「현명한 선택」에 대한 인식도, 각 나라의 우선협력 학회의 「현명한 선택」 리스트에 대한 적절성 질문, 국내에 적용하고 싶은 진료 목록 안에 관해 묻고자한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국내 실정에 맞는 「현명한 선택」 리스트 개발을 확대하여 대한민국 보건의료에 있어 의사와 환자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적정 의료를 위한 방안과 지표가 개발되고, 이를 확산시키는 의료인 스스로의 노력이 대상 학회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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