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of Korea
NO.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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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한림원에게 바란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 남 중

1992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받은 후 현재까지 30년 넘게 의사로 일하고 있지만 의학한림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의학한림원이 2004년 창립되었다는 것도 수년 전에 알게 되었고 목적이 우리나라 의학의 지속적인 진흥 창달과 선진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사업을 행함으로써 의학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이라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의대에서 내과교수로 근무 중이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입니다. 제가 의학한림원에 대해 알게 된 계기는 2020년 이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유행과 팬데믹 시기에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게 되어서입니다. 의학한림원에는 COVID19 특별위원회 (현재는 감염병재난대응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고 내과, 예방의학, 진단검사의학, 미생물학,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하는 전문가 단체의 위상에 맞도록 의학한림원 주관 포럼을 개최해왔습니다. 2020년에는 총 15번의 COVID-19 온라인 공동포럼/간담회가 열렸고 2021년도는 10번의 공동포럼과 3번의 간담회가 열렸으며 2022년에는 10번의 공동포럼이, 2023년에는 2번의 공동포럼과 1번의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또 ‘새로운 팬데믹 대비, 대응에 관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팬데믹 대응과정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감염분야 전문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으로 의학한림원에서 요청하는 포럼에 적극 참여해왔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의학한림원이 스스로 부여한 목적에 맞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의학한림원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은 전문가들의 노력이 더 효과적으로 정부와 국민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의학한림원이 주관하였던 포럼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회해보면 상당히 많은 의학한림원이 제작한 코로나19 관련 동영상을 찾을 수 있는데 조회수가 대부분 1,000회 미만입니다. 의학한림원은 의학분야 전문가들의 단체이지만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으므로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자료가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방법론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폭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른바 가짜 뉴스나 부정확한 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기도 합니다. 대한감염학회나 의학한림원과 같은 전문가 단체는 정부나 국민이 팬데믹 대응 방향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를 독자의 수준에 맞추어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3년을 넘는 팬데믹 기간에 이러한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으나 정보 전달효과 부분에서 부족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팬데믹에 대응하는 감염전문가로서 의학한림원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며 비단 감염병 분야를 떠나서 의학한림원이 제공하는 즉 신뢰할만한 전문 지식을 어떻게 국민에게 잘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국민의 관심을 모을까에 대해 의학한림원이 체계적인 고민을 통해 발전적인 접근을 하실 것을 제안합니다.

의학한림원은 2004년 창립 이후 의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 으뜸의 전문가 단체로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의학용어 표준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학용어를 제정하였고 우리나라 의학자들의 학술논문 발표 실적을 조사하여 정기적으로 의학연구 수준평가를 해오고 있습니다. 또 의학 여러 영역에서 전문가 단체로서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기대하고 국민에게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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